비너스의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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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 담그다

샤따질 2009/08/16 04:05 by 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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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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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들과 겸사겸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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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생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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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섬진강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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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에 거의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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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다. 섬진강.
굽이 너머에서 보성강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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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숙소.

"섬진강에서 수영해 봘써?" 3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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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낸 섬진강 참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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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버린 섬진강 토종닭 백숙과 녹두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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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한 잔 찌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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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르니 동네 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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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이 벼가 장가 밑천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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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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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1 처묵처묵 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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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2 기계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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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3 섬진강 NDR파(논두렁파) 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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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4 뉴욕 사는 궁시렁 점촌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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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5 섬진강 이정 마을 하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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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서에서 동으로,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보성강은 전라남도 곡성군 압록면에서 섬진강과 만난다. 압록이란 지명은 본래 합록(合綠)이었다. 푸른 두 강이 포개져 푸르고 또 푸르니 합록이 마땅한데, 철새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하여 오리 압(鴨)자를 써서 압록으로 개명했다. 여름에 찾아간 섬진강 압록면은 압록보다는 합록이어서 물과 산의 푸름이 사방에 뚝뚝 묻어난다. 압록이라면 오히려 누를 압(壓)자를 써서 압록(壓)이 더 어울리니 누르고 또 눌러 푸른 마을이 그곳이었다.

남도의 땅은 누가 뭐래도 어질다. 강퍅한 산도 없고 박한 물도 없이 모두 넉넉하다. 산과 물의 푸름이 걷어주는 물자 또한 풍성했을 텐데 이제는 배 곯지 않는다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아니라서 마을 어르신들은 농촌 테마 마을 걱정을 하셨다. 도시인들을 끌어 모아야 마을도 살 만해질 것인데 그게 쉽지 않다는 한탄이었다. 그래서인지 섬진강 줄기로 각종 펜션이요 산장이요 가든이 그득하다.

도시인들 또는 도시인들의 아버지 못해도 그들의 할아버지는 이 땅의 쌀을 먹고 자랐고, 이 쌀을 팔아 보내 온 돈으로 도시 생활을 시작했을 터이다. 도시가 먹고 자란 곳간이 바로 이 농촌이었지만 이제는 그 곳간이 비어 버렸다. 부족할 것 없던 땅이 이제는 도시를 쳐다보며 그들의 주말과 그들의 휴가에 생계를 기대야 한다. 다 털어주고 남은 것 없는 남도의 농촌을 보며 되뇌었다. 아, 아버지. 농촌은 부정할 수 없이 아버지와 겹쳐 있다.

그래도 과거 이 남도의 풍족함을 기억하는 것은 어스름 땅거미다. 어둠은 산과 숲에 먼저 내리기 마련인데 지천으로 들 뿐인 남도에는 어둠이 앞서 내릴 산이 멀다. 한낮의 빛을 머금은 푸른 벼 이삭들은 해가 서산 너머로 사윈 뒤에도 은근한 빛이 사방에 배이게 풀어 놓는다. 태양이 맹렬할 때 몸에 담아 놓고 비비던 햇볕을 태양이 꺼진 후에는 다시 몸 밖으로 뱉어 놓고 되새김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소도 되새김을 하고 벼도 되새김을 한다. 그래서 남도의 땅거미에는 아련한 농가의 밥 짓는 쌀 냄새가 묻어 있고, 저녁밥 먹으라고 외치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담겨 있고, 워낭 소리를 내며 느리게 논을 건너오는 누렁이의 콧김이 섞여 있다. 어스름 땅거미조차 풍성하고 넉넉하니 광주 역전 앞 백반집의 오천 원짜리 정식 반찬이 열두 가지인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마을 어르신은 이제 벼 농사는 전혀 돈이 안된다고 말한다. 저 늘어지게 푸르고 또 푸른 논을 갈아 엎으면 펜션이요 산장이요 가든이 들어찰 것이고 더 이상 어스름녘 벼들의 경탄할 되새김을 보는 일도 드물어 지겠지만 스쳐가는 이들이 떠들 일은 아니다. 논이 풀어 내놓는 절경을 드문드문 보자고 그들의 생계를 담보로 할 수 없으니 남도의 해는 이렇게 매일 저물고 남도의 들은 이렇게 매년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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