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들추다가 한 장의 사진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독사진이었다. 맥주병이 드문드문 보이는 한 상 잘 차려진 음식들 뒤에서 노란 실크 셔츠와 자주색 카디건을 맵시있게 입으신 아버지가 불콰해진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기억도 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젊은 날 사진이었다. 그리고 내 기억 속에서 아버지가 그처럼 환하게 웃으신 적은 없다.
비행기는 먹장 구름이 두껍게 깔린 고향의 하늘 위에 올라와 있었다. 나는 그 하늘을 보며 속으로 우물거렸다.
아버지 거기 계시죠?
꺼뒀던 핸드폰이 갑자기 부우 울리면서 다시 켜졌다. 나는 놀라 재차 되뇌었다.
아버지 이제 행복하시죠?
핸드폰은 조용했다. 나는 그제서야 슬퍼졌다.
아버지는 이제 행복하실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나는 묻고 물었다. 내 진심이 닿을 수만 있다면 이제는 아버지가 정말로 행복하길 바란다.
그리고 내 삶은 온전히 내 삶 안에서만 비워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