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의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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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잡글 2009/07/30 18:30 by 철구


취재와 촬영의 연속이다. 
 
대천 해수욕장 곁 죽도 바다와 잇댄 땅에는 논이 넓다. 갈매기는 살이 올라 실하고, 갯가 특유의 억척스러움이 없는 풍경은 너그러운데 그래서 바다의 짠내도 묽다.

천안은 아무리 들러도 특징 없이 밋밋하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보여주는 이 땅의 서쪽 풍경은 얕으막한 산등성의 메아리다. 멀리서 지평선을 물고 희미해지는 산등성이 금세 가까이로 치켜와 또렷하게 자리잡는다. 먼 것과 가까운 것, 희미한 것과 또련한 것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풍경은 눈으로 보는 메아리 같다. 산세는 모질지 않고 청포빛 반짝이는 벼들은 넉넉하다. 바다에는 물비늘, 들에는 벼비늘이다.

인천 남동공단을 가로지르는 왕복 6차선 도로 양옆으로 도열한 버즘나무의 놀라운 녹음도 무성하다. 공단 거리이니 다니는 차들도 중기나 대형 트럭들이 많은데 그것들만 잊는다면 한여름 이 거리는 공단의 거리가 아니다. 몇 킬로미터나 이어지는 늠름한 버즘나무의 대열은 이때가 절정으로, 그 놈들이 여름을 만나 신이 난 게 아니라 여름이 그 놈들을 만나 신이 나 한창이다.

우연히 드린 예배 속에 전도사님의 말씀은 공허하다. 그 속에는 불가지일 수밖에 없는 신을 현실 안에 존재하는 신으로 만드려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지나간 인류사가 그러했을 것이다. 알 수 없는 힘 앞에 무릎 꿇은 인간은 나약하기 때문이다. 개신교에 회의적인데 그들은 자꾸 신의 법칙을 현실의 법칙으로 연장시키려 한다. 인류사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천만다행으로 '법치'라는 것을 만들었지만 신의 법칙이 현실의 법칙으로 옮겨진다면 '법치'는 불필요해진다. '신의 말씀'이 다스리는 세상을 인류는 이미 한 차례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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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에서







2009/07/30 18:30 2009/07/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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