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성에서 출발해서 남부 국경까지 갔다 다시 상해로 돌아왔으니 얼추 중국을 종단했다.
버스와 기차를 탄 시간만 정확히 59시간. 끝을 짐작할 수 없는 땅은 두려웠고 그 무서운 땅을 개척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가파랐다. 아궁이에 밥을 짓고 나귀를 부리는 사람들과 마천루가 쟁쟁한 도심에서 무선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이 섞여 있는 그 땅 위로 19세기와 20세기와 21세기가 모두 지나고 있었는데, 어느 시대를 사느냐에 따라 그들의 빈부는 달라졌지만 오히려 그 사실에 아직 그 땅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땅 위를 흐르는 물리적인 시간은 한 가지이겠지만 인간은 그 땅의 시간을 아직 지배하지 못해 각자의 시간을 살고 있고,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지 않은 대지의 주인은 아직도 땅인 것이다.
인천에 도착해 영종도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대륙의 땅과 다른 우리의 땅이 눈에 들어왔다. 이 땅의 빛깔은 훨씬 밝고 투명하며 이 땅의 산세와 물길은 인간적이다. 대륙의 땅은 두렵지만 이 땅은 이웃 같다.
가을은 어느새 하늘 가득 들어와 있었는데 이제 수확을 준비할 때라고 친절히 알려주는 것이 이 땅이었다.
* 사진을 잔뜩 찍은 카메라를 잃어버린 것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