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의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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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의 지존, 농림부

잡글 2005/11/29 10:31 by 철구
어제 새만금 공판이 있었나 보다.

새만금은 2002년 8월 환경단체와 전북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공사 중단 소송을 낸 뒤, 올해 2월 '사입시행 인가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원고일부 승소판결이 있었다.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중인 것이고, 어제 그 최종공판이 열렸다.

그런데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자면 농림부의 주장이 가관이다. 새만금 간척해서 복합산업단지를 만든다는 둥 역대정권은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는데 새만금을 이용했다고 원고측이 주장하자, 농림부는 '복합산업단지 같은 건 고려된 적 없고 우량농지 확보라는 당초 목적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했단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

새만금 간척해서 농지 만들겠단다.

농민들 연대빚보증으로 릴레이 자살하고, 음독하고, 몸에 불 붙이고, 맞아 죽고 있는데 새만금 간척해서 그 갯벌 다 없앤 다음 농지 만들겠단다.

농민, 어민 다 죽이고 이들을 도시 노동자로 흡수하여, 노동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인건비 하락을 유발하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음모가 아닌 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물론 새만금이 간척된다 해도 농지로만 전용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 건설사와 기업들이 그 땅을 가만히 두겠는가. 그래서 농림부의 저 말은 그저 궁색한 핑계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쌀비준협상 과정에서 이면합의 의혹을 받고 있는 농림부가(중국산 사과 배의 수입을 위한 검역절차를 신속히 해주겠다고 약속했다지) 그 잘난 입으로 '새만금을 농지로 쓰겠다'고 말하는 저 뻔뻔함.

지금 농민들이 맞아 죽고, 몸에 불 붙이고, 쌀값 폭락으로 음독하고, 농사 못 짓겠다고 농촌을 떠나는 이 마당에, 새만금 간척해서 농지 만들겠다고 말하는 저 뻔뻔함.

공포스러운 코메디다.




* 2004년 9월에 쓴 글 첨부. 현재 기업도시 특별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지 않아서 구체적인 내용은 다를 수 있음.

새만금 간척비 5조원 뱉어내라!


건설교통부는 21일 기업투자 활성화와 국가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민간복합도시개발특별법'(기업도시법)(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일명 '기업도시법안'이라는 거다.

이름만 들으면 기업들, 공장짓고 기술개발하고 경영혁신하는 거 같다. 그래서 실리콘 밸리같은 거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천만에. 정부와 전경련이 짜고 치는 이 고스톱에 자리차지하고 끼어들었다간 백전백패 오링이다.

건교부는 산업교역형(제조업과 교역중심의 도시), 지식기반형(연구, 개발 위주), 관광레저형(관광레저, 문화위주의 도시), 혁심거점형 (공공기관 지방이전 중심의 지역 혁신 도시)의 네 가지 기업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그리고 총 9개 지자체에서 유치신청을 했으며 전경련이 군침을 삼키고 있는 곳은 새만금을 비롯한 두 군데로 네 가지 모델 중 관광레져형 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골프장 짓겠다는 것이다.

근데 왜 관광레져형 도시를 유독 먼저 지으려고 할까? 이들의 계획대로라면 기업이 개발을 위한 토지의 50%만 사들일 경우, 나머지 토지는 토지강제수용권을 얻어 사들일 수 있다. 토지강제수용권, 그게 뭔가. 개인이 피해를 보더라도 공적인 목적을 위해 자신의 재산권을 양보하는 거 아닌가. 근데 골프장 짓는 일에 자기 토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 골프장이 공적인 목적과 뭔 상관인가? 기업의 이윤추구가 공익과 무슨 상관인가?

더 놀라운 건 민간 사업자가 공공부문과 함께 사업을 할 때는 토지강제수용권의 100%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새만금이 딱 그 케이스다. 새만금 간척의 주체가 농업기반공사인 만큼 새만금을 개발할 경우 100% 토지강제수용권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국민 혈세를 들인 새만금 간척비 5조원이 왜 이렇게 쓰여져야 한단 말인가. 왜 기업이 장사하는데 국민의 혈세와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받아야 한단 말인가.

그 뿐이면 말을 안 한다. 이렇게 조성된 토지는 어떻게 될까? 기업이 맘대로 가격을 정하고 맘대로 처분할 수 있게 된다. 토지강제수용권을 이용해 조성한 토지 위에 아파트 짓고, 분양가 맘껏 정해도 된다는 얘기다. 혹은 강제로 오만원에 사들인 땅에 오만원 투자해 십만원 짜리 땅 만들어 놓고 다른 시공업체에 백만원에 되팔아도 된다. 조성토지 처분과 주택공급 결정권을 기업에게 주기 때문이다. 아주, 건설사들 군침 흘리는 소리가 우리집 방구석까지 들려온다.

그 뿐이면 또 말을 안 한다. 전경련은 기업도시 안에서 파견근로, 대체근로, 정리해고의 완전한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도시 건설로 일자리가 창출되기는 하겠지만 정규직으로 일할 생각은 하지 마라. 파견근로가 자유로워지면 어느 사용자가 정규직 쓰겠냐? 파견근로로 대체하지. 설령 운좋게 정규직이 됐다고 해도 안심하지 마라. 정리해고 역시 사용자 맘이니 언제 짤릴지 모른다. 관광레져형 기업도시를 만들 경우 골프칠 일도 없고 리조트 즐길 일도 없는, 하루 먹고 살기 빠듯한 서민들은 그저 일자리 창출만이 돌아오는 혜택이다. 근데 그 일자리 역시 이 지경이다. 불안한 고용에 비정규직으로 일해야 하는 것이다.

그 뿐이면 역시 말을 안 한다. 골프장 짓는데 기업규제도 완화해달랜다. 출자총액제한도 폐지하거나 예외로 하고, 부채비율이 높아도 인정해주고, 세금혜택도 달랜다. 대체 왜?

끝이냐? 아니다, 또 있다. 이 안에서는 외국인 대학 설립 허용, 외국인 교원 임용, 영리법인의 종합병원 설립 허용, 대학 등록금 자율화, 기여 입학제 등을 허용케 해달랜다. 외국인 대학에 대학등록금 자율화와 기여 입학제가 붙으면 보나마나 부잣집 자제들이 다니는 귀족학교가 될 게 뻔하다. 가뜩이나 학벌사회인 한국에서 돈 있으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그 만큼 또 사회진출의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는 했다. 하지만 고교 평준화를 지향하는 이상 제도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그걸 이제 확실히 제도적으로도 인정하고 뒷받침하라는 얘기다. 거기까지도 좋다. 부자들이 모여, 기업 해방구를 만들고, 귀족들이 모여사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도 좋다. 자기들 있는 돈 쓰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나.

하지만 그 기반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전언한듯 불안한 고용에 시달려야 하며,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당해야 하며, 혈세로 이뤄진 새만금 간척지를 내줘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 따져 묻고 싶다. 기업이 자신들의 이윤추구활동을 하는 데 왜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당해야 하고, 세금이 헛쓰여야 하며, 그들만이 특혜를 누려야 하나? 손쉽게 땅 매입해, 집짓고 골프장 지어 맘껏 팔아먹겠다는 전경련의 계획에 대체 어떤 공적인 목적이 있기에 건교부는 그걸 받아들이는가.

보아하니 건교부는 속전속결로 빠르게 처리할 것 모양이다. 물론, 보다 구체적인 건교부의 계획은 좀 더 시간이 있어야 알 수 있겠지만 전경련의 계획을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라면 이건 어떤 공적인 목적도 없는 부동산 투기책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지금 건교부가 추진하는 기업도시는 전세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법안이라고 한다. 전세계 최초로 화끈하게 전경련의 똥꼬를 애무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 이득은 전경련을 대변하는 재벌기업들이 가지고 갈 테고,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와 노동권 침해와 재산권 침해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이 떠안아야 할 것이다.

긴 말 필요없다. 새만금 간척비 5조원 내뱉어라. 안 뱉으면 그만큼 세금 안 낼 거다. 우릴 위해 쓰라고 준 돈, 기업 장사하는데 퍼주고 자빠졌는데 세금 꼬박꼬박낼 이유가 어딨냐.

새만금 간척으로 죽어간 50억 마리의 갯지렁이 영혼이 너희들을 평생 저주하기를 정한수 떠놓고 빌겠다


2005/11/29 10:31 2005/11/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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