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의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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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바른 앵무새

잡글 2006/08/09 04:22 by 철구
여자의 벗은 몸을 좋아하지만, 몇몇 벗은 몸에는 전혀 꼴리지 않는다. 특히 여자의 벗은 몸 앞에 '미스 국가명'을 붙이는 경우에 그렇다. 국가가 공인한 아름다움이 줄지어 수영복 입혀놓는 거란 말인가. 자본 앞에 줄지어 선 비키니. 그래서 무려 50년 전부터 미스 유니버스 반대 시위가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미스 코리아'가 공중파로부터 퇴출당했다.

그런데 '자본 앞에 줄지어 선 비키니'가 말 그대로 이뤄진 현상이 있다. 김주희 아나운서. 자본 앞에 비키니 입고 줄 서더니 그대로 줄서서 방송 자본 안으로 입장했다. 미스 코리아로 자본에 팔릴 상품가치를 높인 김주희 아나운서는 SBS 태영 자본이 냉큼 사들였다. 김주희 아나운서를 앞세워 이제 시청자들에게 물건을 팔아댈 것이다.

사회를 고발한다는 뉴스를 전달하는 이가 자본 앞에 비키니 입고 줄서서 자본의 간택을 바라니, 아나운서란 직업이 분 바른 앵무새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야 말았다.

노현정 아나운서의 결혼으로 시끄러운데 그녀가 현대가와 결혼하건, 로터리 횟집 김사장 세째 손주랑 결혼하건 내 알 바 아니다. 그런데 그녀가 결혼과 함께 일을 접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아니 접어야 할 거다. 자본가의 안사람이 되어 자본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전달할 수는 없다.

그녀는 뉴스를 전달했다. 아무리 아나운서가 분 바른 앵무새에 불과하다지만, 그녀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고, 권력의 비리를 캐묻고, 사회의 그늘을 알려줬다. 고통받는 사람들, 권력의 비리에 분개하는 사람들, 사회의 그늘에 갇혀 추위에 떨던 사람들에게 그녀의 목소리는 또 다른 의미다.

일보다 그이를 더욱 사랑한다는데 어쩌랴. 하지만 또 다른 의미를 가진 그녀의 목소리가 그녀에게는 별 의미 없었던 걸로 끝나는 것은 뭇내 아쉽다. 자기 목소리의 가치를, 자신이 사랑받는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자뭇 섭섭하다. 그리고 아나운서란 직업은 결국 분 바른 앵무새에 불과하다는 걸 또 다시 확인하는 것도 씁쓸하다. 속에도 없는 소리를 매일 TV 카메라 앞에 앉아 떠들고 있는 걸 봐줘야 하니 말이다.

하긴. 김주희, 노현정 탓할 일도 아니다. 자본의 로비스트라는 신강균도 있는데.



추가로.

노현정 아나운서가 결혼한다. 일은 계속 한다. 얼마 후 정몽구 회장이 또 분식회계로 경찰에 기소된다. 노현정 아나운서가 아침뉴스에서 말한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몇천억대 분식회계로 검찰에 또 기소됐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어쩌구저쩌구..."

이것도 상당히 재밌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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