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시민이 <대한민국 개조론>을 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대한민국은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를 동시에 지향해야 한다'
선진통상국가는 수출해서 잘 먹고 잘 사는 네덜란드, 일본, 미국 같은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는 거고, 그 방법은 FTA다.
사회투자국가는 양극화 같은 선진통상국가에서 오는 부작용을 없애고 인적자원을 기르기 위한 것으로, 과거의 복지국가 보다 좀 더 능동적인 개념이라는 거다.
그러나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주로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행한 많은 정책에 대한 소개와 해명, 옹호다. 약제비 적정화, 기초연금법, 비전 2030 등에 대한 해당장관의 친절한 설명은 이 정책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높였다.
근데 의문은 다른 부분에서 생긴다.
유시민은 선진통상국가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층이 지지하는 정책이고 또 사회투자국가는 민노당을 비롯한 진보층이 지지하는 정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둘을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 둘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래야 우리나라 미래 전략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능할까? 선진통상국가로 가기 위해 내어준 우리의 의료, 교육 그리고 각종 공공재에 외국의 자본이 들어오고 그것이 시장의 상품이 돼버렸을 때, 과연 사회투자국가라는 지향으로 시장에서 소외된 가난한 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을까?
공공재인 교육이 시장에 내맡겨져 벌어진 일이 지금의 사교육 열풍이다. 가난한 자들은 사교육의 혜택에서 벗어나 있다. 선진통상국가를 지향하면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 거다. 사회투자국가로 그렇다면 어떻게 이들을 보호하고 그 불평등을 해소할 것인가?
책의 주장은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를 같이 이루자면서 책의 내용에서는 이런 부분이 빠진 채 보건복지부 정책 설명 뿐이다.
대선출마용 책일까?
2.
유시민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있다.
먼저 좋은 기억. 구라로는 우리나라 몇 번째 안에 들 것이라고 생각되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 함께 유시민 의원을 인터뷰 갔을 때였다.
총수는 월드컵과 황우석 때 그 성향을 드러냈지만 국가, 국익 등 집단의 가치에 쉽게 열광한다. 나는 이런 성향이 그 세대, 특히 한국의 이미지가 미약했던 때에 해외 경험을 많이 한 세대의 특징이 아닐까 짐작하는데 그날도 총수는 비슷한 열광에 빠졌다.
구체적인 이슈는 기억나지 않지만 "국가적 이익의 총량을 따져서... 불라불라"라고 말한 것이다. 국익을 가치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는 류의 주장이었는데 유시민 의원은 놓치지 않고 답한다.
"딴지일보 총수 입에서 국가적 이익의 총량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역시 유시민. 국가주의라는 가치에 똥꼬 깊숙히 똥침을 놓던 딴지일보가 국가적 이익의 총량을 따진다니... 어울리지 않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것들을 파악하고 있던 유시민은 구라로는 김어준 보다 몇 수 위였다. 그래서 그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나쁜 기억. 자이툰 부대 파병 논쟁이 한창일 때 유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파병에 찬성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니 국민이 강력하게 반대해 대통령에게 반대 명분을 쥐어주자고...
그랬던 그가 나중에 또 말했다. 사람 한 명 죽었다고 철수하는 나라 있나요? 라고...
그는 개혁당을 들고 열린우리당에 붙었다. 개혁당은 그가 요란하게 혹은 화려하게 만들었던 당이다. 하지만 그 개혁당이 열린우리당에 붙은 후 그 뒷자리에는 남겨진 당원들이 있었다. 그 역시도 유시민에 대한 나쁜 기억이다.
아무래도 좋은 기억 보다는 나쁜 기억이 오래 가는 법인가 보다. 현직 의원 중에 뛰어나기로 손꼽힌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에게 쉽사리 정이 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뒷받침하는 현실적인 논리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 이 위대한 능력은 하지만 파병 반대에서 파병 찬성으로 상황에 따라 바뀌었던 것처럼 그의 정치적 지향이 처한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철새들처럼 정치적 지향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지향을 위해 이 길을 가야한다고 지지자들을 꼬셔놓고 나중에 그 길에서 혼자 이탈해버리는 거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현실적인 논리 <대한민국 개조론>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칠지도 모른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개조론>에 열광하는 듯하지만, 그래서 모두 그 길을 걷자고 발 벗고 나설 수도 있지만 수년 후 자신이 이루려는 정치적 지향이 위기에 처한다면 그는 그 위기를 벗기 위해 갑자기 혼자 인터체인지로 빠져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http://blog.chulgoo.com/index.php?pl=108&stext=%EC%9C%A0%EC%8B%9C%EB%AF%BC
유시민이 <대한민국 개조론>을 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대한민국은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를 동시에 지향해야 한다'
선진통상국가는 수출해서 잘 먹고 잘 사는 네덜란드, 일본, 미국 같은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는 거고, 그 방법은 FTA다.
사회투자국가는 양극화 같은 선진통상국가에서 오는 부작용을 없애고 인적자원을 기르기 위한 것으로, 과거의 복지국가 보다 좀 더 능동적인 개념이라는 거다.
그러나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주로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행한 많은 정책에 대한 소개와 해명, 옹호다. 약제비 적정화, 기초연금법, 비전 2030 등에 대한 해당장관의 친절한 설명은 이 정책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높였다.
근데 의문은 다른 부분에서 생긴다.
유시민은 선진통상국가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층이 지지하는 정책이고 또 사회투자국가는 민노당을 비롯한 진보층이 지지하는 정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둘을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 둘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래야 우리나라 미래 전략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능할까? 선진통상국가로 가기 위해 내어준 우리의 의료, 교육 그리고 각종 공공재에 외국의 자본이 들어오고 그것이 시장의 상품이 돼버렸을 때, 과연 사회투자국가라는 지향으로 시장에서 소외된 가난한 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을까?
공공재인 교육이 시장에 내맡겨져 벌어진 일이 지금의 사교육 열풍이다. 가난한 자들은 사교육의 혜택에서 벗어나 있다. 선진통상국가를 지향하면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 거다. 사회투자국가로 그렇다면 어떻게 이들을 보호하고 그 불평등을 해소할 것인가?
책의 주장은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를 같이 이루자면서 책의 내용에서는 이런 부분이 빠진 채 보건복지부 정책 설명 뿐이다.
대선출마용 책일까?
2.
유시민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있다.
먼저 좋은 기억. 구라로는 우리나라 몇 번째 안에 들 것이라고 생각되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 함께 유시민 의원을 인터뷰 갔을 때였다.
총수는 월드컵과 황우석 때 그 성향을 드러냈지만 국가, 국익 등 집단의 가치에 쉽게 열광한다. 나는 이런 성향이 그 세대, 특히 한국의 이미지가 미약했던 때에 해외 경험을 많이 한 세대의 특징이 아닐까 짐작하는데 그날도 총수는 비슷한 열광에 빠졌다.
구체적인 이슈는 기억나지 않지만 "국가적 이익의 총량을 따져서... 불라불라"라고 말한 것이다. 국익을 가치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는 류의 주장이었는데 유시민 의원은 놓치지 않고 답한다.
"딴지일보 총수 입에서 국가적 이익의 총량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역시 유시민. 국가주의라는 가치에 똥꼬 깊숙히 똥침을 놓던 딴지일보가 국가적 이익의 총량을 따진다니... 어울리지 않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것들을 파악하고 있던 유시민은 구라로는 김어준 보다 몇 수 위였다. 그래서 그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나쁜 기억. 자이툰 부대 파병 논쟁이 한창일 때 유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파병에 찬성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니 국민이 강력하게 반대해 대통령에게 반대 명분을 쥐어주자고...
그랬던 그가 나중에 또 말했다. 사람 한 명 죽었다고 철수하는 나라 있나요? 라고...
그는 개혁당을 들고 열린우리당에 붙었다. 개혁당은 그가 요란하게 혹은 화려하게 만들었던 당이다. 하지만 그 개혁당이 열린우리당에 붙은 후 그 뒷자리에는 남겨진 당원들이 있었다. 그 역시도 유시민에 대한 나쁜 기억이다.
아무래도 좋은 기억 보다는 나쁜 기억이 오래 가는 법인가 보다. 현직 의원 중에 뛰어나기로 손꼽힌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에게 쉽사리 정이 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뒷받침하는 현실적인 논리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 이 위대한 능력은 하지만 파병 반대에서 파병 찬성으로 상황에 따라 바뀌었던 것처럼 그의 정치적 지향이 처한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철새들처럼 정치적 지향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지향을 위해 이 길을 가야한다고 지지자들을 꼬셔놓고 나중에 그 길에서 혼자 이탈해버리는 거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현실적인 논리 <대한민국 개조론>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칠지도 모른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개조론>에 열광하는 듯하지만, 그래서 모두 그 길을 걷자고 발 벗고 나설 수도 있지만 수년 후 자신이 이루려는 정치적 지향이 위기에 처한다면 그는 그 위기를 벗기 위해 갑자기 혼자 인터체인지로 빠져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http://blog.chulgoo.com/index.php?pl=108&stext=%EC%9C%A0%EC%8B%9C%EB%AF%BC



